동생과 함께 서울 신당에 있는 '카드 스퀘어'라는 곳을 가보았습니다. 동생은 다른 사람과 하는 실제 듀얼이 처음입니다. 카드 스퀘어에서는 원하는 카드를 낱장으로 구매할 수도 있었습니다. 듀얼은 일행끼리 와서 한 사람도 있고, 혼자 오신 분끼리 모여서 할 수도 있었습니다.
유희왕을 좋아하는 동생을 둔다는 것
동생이 워낙에 유희왕을 좋아합니다. 유희왕 유튜브를 구독하고, 일반인이 올린 유희왕 듀얼을 봅니다. 스팀에서 마스터 듀얼이라는 게임이 나왔을 때, 컴퓨터 게임을 잘 안 하던 내 동생이 노트북을 찾아서, 본인이 스팀을 깔고, 유희왕을 다운로드하였습니다.
저는 20대 중반, 동생은 이제 6학년에 올라갑니다. 동생과 함께 놀아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유희왕 카드. 처음에는 제 옛날 기억을 되돌려가며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줬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짧게나마 해봤던 게임이고, 동생도 재미있어해서 나름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바를 하면서 동생 유희왕 카드 사 줄 돈 정도는 얼마든지 있으니, 이따금씩 유희왕 카드를 사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집에 쌓여가는 카드가 한 박스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동생이 유희왕 카드에 빠져들더니, 어느 순간 엑스트라 덱, 싱크로 몬스터 등 저는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 등장했습니다.
예전에는 10판 하면, 8판을 제가 이겼는데, 어느 순간 그 반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아무리 어렸을 때 해봤던 게임이라고 해도, 제가 동생과 놀아주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동생은 덱이라는 것을 이것저것 구성해놓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학업도 하고, 이 블로그도 많이 연습해야 하는 등 할 일이 있어 유희왕에 많은 신경을 쏟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동생의 수준을 맞춰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미안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동생에게 더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
그래서 찾아본 것이 정말 '유희왕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자'였습니다. 다행히 서울에 몇 군데가 있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지방에 살아서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방학을 맞이하여 동생을 데리고 서울 신당에 있는 '카드 스퀘어'라는 곳에 가기로 했습니다.
전철을 몇 번씩 갈아타고 드디어 카드 스퀘어를 찾았습니다. 동생은 너무 기대되고, 긴장해서 그런지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그래도 동생이 다른 사람과 유희왕 듀얼을 실제로 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여기 앉아서 듀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일행과 함께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입구가 좀 무서웠습니다. 지하에다가 창고 같은 철문은 처음 오는 사람이 한 번은 흠칫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입구에는 다양한 유희왕 카드팩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음료수, 카드 프로텍터도 팔았습니다.
그런데 둘러보니 몇 분께서 혼자 앉아계셨습니다. 그리고 안내문에도 '혼자 오신 분' 끼리를 위한 듀얼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먼 길 왔는데, 동생이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가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혼자 앉아계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물어봤습니다.
"제 동생이 유희왕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유희왕 유튜브도 많이 보고, 유희왕 공식 홈페이지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해서 룰 같은 것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가능하시면 제 동생과 몇 판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다행히 한 분께서 흔쾌히 알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실제로 듀얼을 해보다
그분은 덱을 네다섯 개 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덱으로 바꾸셨습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과 듀얼을 처음 하는 제 동생을 고려해서 덱을 바꿔서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의외로(?) 제 동생이 일방적으로 지지는 않았습니다. 총 두 판을 했는데, 모두 반이 넘는 대미지를 주고 패배를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의 덱은 친구와 할 때 놀아주는 덱을 사용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동생 덱에 대한 조언, 룰에 대한 정보 등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두 판 뒤, 너무 감사해서 사이다 하나 사드렸습니다. 취식을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뭐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듀얼 하면서 그분께서 필요할 것 같다는 유희왕 카드를 여기서 낱장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동생이 가지고 싶어 하는 유희왕 카드 이름과 노멀, 레어 등과 같은 원하는 등급, 국적(아마 한국, 일본으로 분류하는 듯합니다.)을 적어내면 곧바로 직원분께서 찾아서 카드를 내어주셨습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카드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카드의 가격은 몬스터마다 다르지만 한 장에 500원부터 4000원, 12000원까지는 들어봤습니다. 저는 동생이 원하는 카드 3장이 있었는데, 2장은 품절, 1장만 500원에 구입해줬습니다.
한정된 덱으로 인해 2판 밖에 못했지만, 그래도 동생에게 좋은, 재미있었던 경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에는 덱도 더 보완하고 준비해서 한 번 더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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